Role Playing Game

2009. 11. 26. 15:44ETC.




인생은 Role Playing 입니다.

우리 모두는 주어진 역할(Role)을 수행해 나가게 됩니다.

다만, 그 역할이 게임처럼 한가지로 명확해있는 것도 아니요,

그 역할이 바뀌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하루는 내 인생의 진정한 승리자였다가,

때로는 친구를 위한 조언자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이 망가질 것을 예상하고도 고집을 피우는 못난이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인생이란 게임을 즐기기 힘들때는

자신의 이름이 타이틀에 버젓이 적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Role Playing Game 에서 자신이 주인공이 아닐 때입니다.



저는 이제껏 대부분의 미니게임에서 주인공으로써 순탄한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요근래 느끼고 있는... 주인공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이 너무 어색합니다.

어색하다기 보다는 뭔가 일그러져있는 듯 합니다.

전....  늘 하던 게임이 아닌 게임을 로딩해서 들어온 것과 같은 어색함 속에

이 망해가는 미니게임을 잡고 어떻게든 마무리 짓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이렇게 된 이유는 명확합니다.

전 지금 제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있는 미니게임에 대해 애착을 잃었습니다.

완전히 질려버렸다고나 할까....

살면서 이렇게 뭔가에 질려버리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것도 제가 굉장히 애착이 많았던 학문의 길을 걷는 도중에

이렇게 사람과 환경에서 좌절할 것이라고는 저 또한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우선은 이 곳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연구환경이나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고, 연구에 꾸준히 매진 했던
 
진정한 연구자 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전 지금 '재미'를 잃었습니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도 말이죠..

즐거운 연구는 혼자서도 즐기면서 계속할 수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즐거운 나날을 되찾기 위한, 그것을 위한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