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1. 15:26ㆍETC.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The Shallows)
컴퓨터 화면을 도저히 집중한다고는 볼 수 없는 자세로 굽어다 보는 한 남자.
그리고 그 옆을 채운 책의 제목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누가봐도 “아~ 인터넷 시대에 피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이야기구나.” 하는 선입견을 갖게 만드는 표지.
어렴풋하게나마 느껴왔던 인터넷으로 가득찬 우리삶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경고하는 책이겠구나 하는 생각.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이 책은 그런 관점을 가지고 있는 책이 아닙니다.
그러한 변화가 나쁘다고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문자를 사용하게 되면서 우리의 사고방식이 변하고,
우리가 발명한 도구를 통해 또 우리가 변한 것과 같이,
인터넷도 우리를 변화시키고 있다" 라는 것. 그것 뿐입니다.
관찰자의 관점으로 객관적으로 장단을 비교하고 변화상을 살펴보고 있을 뿐, 그것이 나쁘다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이 책은 생각보다 인기를 끌었던 것 같은데, 만약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면,
그것은 ’The Shallows’라는 원제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바꾼 에디터의 공이 컸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제의 Shallows는 예전에 비해 정보를 접하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예전에 비해 깊이가 없어졌다는 의미는 있지만,
그렇다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는 괴리가 있습니다.
생각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생각하는 방식이 바뀌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지 않았거나, 앞부분만 읽은 사람들은
“그래그래, 맞어맞어. 이 작가가 말하듯이 우리는 예전에 비해서 너무 생각을 안해.”라고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어느 대학생의 교양수업 과제물로 보이는 독후감에는
“피상적으로 생각하는 삶에 젖어있던 것 같습니다. 많은 반성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모습을 경계하면서 살겠습니다.”라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책을 다 읽지 않은 거죠.(급했구나 너...)
이 책의 제목을 다시 짓는다면 “인터넷으로 바뀐 우리의 사고방식과 뇌의 변화에 관한 관찰”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하긴, 이쯤 되면 오히려 에디터를 칭찬해 줘야할지도... (저런 책 누가 사....;;;)
책의 구성 : 깊고 넓게, 온갖 예시를 챙기면서
책은 과거에서 현재로, 또 넓게. 다양한 예시를 들어가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내공은 느낄 수 있겟지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와 닿지 않습니다.
특히나 표지에서 약간의 선입견을 형성하고 들어와서 책의 중반으로 들어서면 더 그렇습니다.
중간중간 재밌게 읽은 부분들이 있지만 책이 어딘가 구성이나 완결성이 어색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데, 아쉽습니다.
물론 흥미롭거나 재밌는 이야기들은 종종 등장합니다.
저는 우리가 만든 도구가 우리를 변화시킨 역사적 사례를 알려주기 위해,
문자가 발명되고 난 이후의 변화를 살펴본 장면이 제일 재밌었습니다.
만약 이 책에서 한 챕터만 골라 읽어야 한다면 이 챕터를 권하고 싶습니다.
- The Shallows 04. 사고가 깊어지는 단계
아이러니 : 이 책의 집필과정도 그것을 내가 소비하는 과정도
ㅇ 책의 저자 ’니콜라스 카’는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통해 변화하는 우리의 모습을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
깊이있고 풍부한 예시가 든 책을 쓰기로 결심 했고, 집중하기 위해서 인터넷을 멀리하고 이사까지 했습니다.
ㅇ 하지만 저는 이 책을 전자도서(리디북스)로 구입해서, 심지어 이 책을 차 안에서 출퇴근 할 때 ‘듣기’ 기능을 이용해서 많이 들었습니다.
ㅇ 저자는 본인의 사유를 책이라는 형태로 정리 하였고, 눈으로 읽고 깊게 생각하기 좋은 방식으로 제공을 했지만, 저는 그렇게 소비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읽거나, 읽지 않거나
아래 두 가지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읽거나, 혹은 다른 관련 책을 찾아서 읽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인간은 도구를 만들고, 도구는 인간을 만든다.”
“제가 대부분의 읽는 행위를 웹에서만 하는 이유는, 저의 읽는 방식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편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제가 생각하는 방식 자체가 변했기 때문이라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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